default_top_notch
default_setNet1_2

양재동에 몰린 취준생 4만명…그들이 원한 건 '연봉'이 아니다

기사승인 2020.01.09  10:02:16

공유
default_news_ad1
 

청년들에게 꿈의 직장인 공기업, 공공기관 141곳이 한자리에서 취업문을 열었다. 부산 대구 광주 청주 원주, 전국에서 취업준비생(취준생) 4만명이 몰렸다.

8일 '2020 공공기관 채용정보 박람회'가 열리는 첫날, 서울 양재동 aT센터는 말 그대로 인산인해였다. 백팩을 맨 대학생들이 행사장을 가득 메웠다. 교복을 입고 찾아온 고등학생들도 삼삼오오 기업 부스를 찾아 다니느라 바빴다.

공무원과 다를 것 없는 안정된 일자리, 민간 기업 못지않은 높은 연봉. 사람들은 취준생들이 공기업에 들어가려고 눈에 불을 켜는 이유를 이렇게 말한다. 그러나 이날 박람회 현장에서 만난 청년들은 이보다 더 소중한 가치를 이야기했다.

공기업이라면 지방대학을 차별하지는 않을 것이다. 고졸도 실력만 있으면 취업할 수 있을 것이며, 승진에서 4년제 대학을 나온 사람과 달리 대하지 않을 것이다. 서울 학생들의 화려한 스펙보다 지방에서 내실을 다진 인재도 알아봐 줄 것이다.

이런 믿음이 청년들을 박람회장으로 불러 모았다. 한국전력, 한국수력원자력, 토지주택공사, 철도공사같은 쟁쟁한 공기업 부스보다 유독 사람이 몰려있는 곳이 눈에 띈다. 3층 '블라인드 자소서 컨설팅관'은 번호표까지 뽑고 대기해야 할 만큼 인기를 끌었다.

기업 채용담당자가 실제와 똑같이 면접을 진행하고 그 자리에서 약점을 꼬집어준다. 학벌이나 나이를 따지지 않겠다고 하는 블라인드 채용이 정말 공정하게 진행되는지 모두 궁금해 했다. '블라인드 공개모의면접관'에서 인터뷰가 시작되자 취준생들이 무대를 둘러싸고 저마다 자기 일인양 귀를 쫑긋 세우고 들었다. 한순간도 놓치지 않겠다는 듯 휴대폰을 꺼내 영상으로 현장을 담는 사람도 여럿 있었다.

경기도 소재 대학을 졸업한 임모씨(27) 역시 "기업 부스를 다녀 봤는데 '올해는 안 뽑는다'는 곳들도 있어서 취업 시장이 많이 힘든 것을 느꼈다"면서도 "하지만 사기업은 몰라도 공기업은 합격 기준이 공개돼 있어 채용비리가 존재하긴 어려울 것 같아 나한테도 취업의 기회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람회에서는 전국 다양한 지역에서 온 취준생들을 만날 수 있었다. 이들의 전공과 관심은 달랐지만, 취업의 문이 너무 좁다고 입을 모았다. 다만 공기업의 블라인드 채용 제도가 보다 공정한 취업기회를 줄 것으로 기대했다. 스스로 불공정한 사회의 피해자라고 생각하는 청년일수록 공기업의 공정한 채용제도에서 체감하는 기대치가 높다는 의미다.

대전에서 온 이민재씨는 "공공기관 채용 비리 뉴스를 봤는데 관련자들 징계가 '주의'에 그치고 있다"며 "취준생 입장에선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게 되니 채용비리에 대해서는 철저한 처벌을 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구에서 올라온 대학졸업생 김모씨(23·여)는 "제 주변의 친구들도 보면 지방에서 취업하는 게 너무 어렵다는 말을 많이 한다"면서 "그러나 '블라인드 제도'는 출신학교나 나이 같은 개인 정보를 비공개로 하니까 차별받지 않고 실력만 있으면 취업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박람회에 앞서 공모한 공공기관 채용 수기 수상자 윤성희씨는 "경력단절 여성으로서 블라인드 채용으로 공공기관들이 바뀐다는 정보 얻고 다시 한번 도전했다"며 "블라인드 채용이 아니었다면 이 자리에 오기 쉽지 않았을 테니 나는 제도의 수혜자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공기업이 위치한 지역 출신자를 우대하는 '지역인재 가산점 제도'에 대해 지방학생들의 관심은 남달랐다. 대부분 공기업이 지방으로 이전한 상태에서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학생들에겐 '역차별'이라는 비판이 있지만 이들은 지역균형 발전을 위해 필요하다는 의견에 공감하고 있다.

강원도 원주에서 온 대학생 이모씨(23)는 "학교가 강원도고 혜택받는 당사자다보니 말하기 조심스럽지만, 여기서 그 제도로 취업한 실무자들 얘기를 듣기도 했고 매우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취준생 이혜영씨는 "저는 수도권에 살면서 많은 지원 받고 있는데 지방에서 사는 친구들은 (취업 준비에) 혜택받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차비도 많이 들고 지원금 혜택이 부족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1 <뉴스커넥트>를 통해 제공받은 컨텐츠로 작성되었습니다.
default_news_ad4
default_side_ad1

인기기사

default_side_ad2

포토

1 2 3
set_P1
default_side_ad3

섹션별 인기기사 및 최근기사

default_setNet2
default_bottom
#top
default_bottom_notch